카테고리 없음 / / 2022. 10. 21. 16:10

알츠하이머 환자 친일파 복수극 영화 리멤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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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멤버-영화-이성민

날씨가 제법 쌀쌀해졌습니다. 얼마 전 시사회를 통해 갓 나온 따끈따끈한 복수극 '리멤버'를 미리 감상했습니다. 소재는 뻔했지만 좋은 연출로 온전히 몰입할 수 있었던 영화였습니다. 백발의 할아버지가 왜 이런 복수를 감행하게 됐는지 궁금하신 분들을 위해 영화 소개 드리겠습니다.

80대 알츠하이머 환자의 친일파 복수극

주인공인 80대 남자 한필주(이성민)는 오랫동안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일을 해 왔습니다. 뇌종양 말기에 알츠하이머 판정을 받은 한필주는 불의의 사고로 아내를 잃자 오랫동안 가슴 속에 품어 왔던 복수를 감행하기로 결정합니다. 그 대상은 일제강점기 때 자신의 가족들을 처참하게 빼앗아 간 친일파들입니다. 병이 더욱 진행되어 기억을 잃기 전에 그동안 준비했던 치밀한 계획을 실행하며 이야기는 진행됩니다. 뻔한 플롯이지만 지루하지 않게 하기 위해 복수하는 과정을 아주 통쾌하게 구성했습니다. 또한 뻔한 플롯의 변주를 위한 한 인물이 있습니다. 그는 바로 패밀리 레스토랑 동료 인규(남주혁)입니다. 필주는 인규에게 일주일 간 운전을 도와달라고 하는데 계획 실행 중 인규가 운전석을 벗어나면서 이야기는 예상치 못하게 전개됩니다. 일주일 간의 운전 도우미 역할을 하며 필주의 계획을 바라보는 인규의 시점이 바로 관객의 시점입니다. 그래서 더욱 공감하기 쉬웠습니다. 제목과 같이 영화 리멤버는 주인공의 기억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주인공이 계속해서 흐려지는 기억을 붙잡기 위해 본인의 손에 제거 대상을 문신으로 새긴다거나, 잠시 잊어버렸을 때 왜 이런 상황에 처해있는지 계속해서 되뇌이는 장면에서 우리가 꼭 기억해야 하는 이야기임을 관객들에게 암시합니다.

등장 인물 역할

어떻게 보면 예측하기 쉬운 스토리를 맛깔나게 살려준 포인트 중 하나는 바로 배우들의 연기력이었습니다. 80대 알츠하이머 환자를 연기한 이성민 씨는 목소리, 대사, 행동까지 완벽히 극 중 인물에 빙의했습니다. 왜 이 복수를 하고 있는지 그의 연기를 보면 자연스레 감정을 이입할 수 있었습니다. 이 영화에서 배우 남주혁 씨가 맡은 역할이 아주 중요했습니다. 필주의 복수 과정을 제 3자의 시선, 즉 관객과 함께 바라보는 입장을 연기하며 복수의 정당성을 부여하는 역할을 합니다. 또한, 가벼웠다가도 진지한 모습을 보여주고, 이야기를 부드럽게 진행시켜주는 역할을 잘 해냈습니다. 또한 같은 아르바이트 동료를 믿었다가 원치 않은 사건에 휘말려 필주 복수 계획의 공범으로 몰리고 점점 그 동료가 기억을 잃어가는 모습과 고통 받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보여주는 감정 연기는 제가 기대한 이상이었습니다. 영화 속에서 필주의 복수 대상을 바라보며 저도 함께 분노를 느꼈던 사실이 두 배우의 연기력을 설명해주는 것이겠습니다. 

이일형 감독

리멤버는 복수극 답게 많은 액션씬이 나옵니다. 80대 노인이지만 그동안 치밀하게 계획한만큼 빠르고 감정의 동요없이 친일파를 처단하는 장면과, 필주와 인규의 맨몸 액션 그리고 포르쉐를 타고 하는 추격 액션까지 전개가 빠르고 시원해서 지루함 없이 영화를 볼 수 있었씁니다. 이일형 감독은 영화 '검사외전'을 연출한 감독으로 이 영화에서도 그의 장점이 분명히 드러납니다. 친일파를 처단하는 통괘한 복수극, 나이는 다르지만 두 명의 주인공이 이루는 호흡이 그 공통점입니다. '복수'를 소재로 하는 많은 영화들에서 주인공의 감정을 관객들에게 잘 전달하려고 하다보니 영화 전개의 균형이 깨지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리멤버는 감독이 그런 부분에 매우 신경썼다는 것이 느껴졌고 처음부터 끝까지 적절한 긴장감을 유지해 루즈한 느낌을 전혀 받지 못했습니다. 영화 리멤버의 '친일파에 대한 복수'라는 소재는 자칫하면 정치적 공방의 대상이 될 수도 있는 예민한 소재입니다. 하지만 이일형 감독은 적당한 무게감으로 영화를 잘 연출한 것 같습니다. 인규를 등장시켜 필주의 자칫 단순한 복수극을 색다르게 꾸며주었습니다. 이 영화는 10월 26일 국내 개봉을 앞두고 있습니다. 참고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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