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 / 2022. 10. 10. 01:23

제자의 예술성을 끌어내기 위한 가스라이팅은 정당화 되는가? 영화 위플래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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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플래시-포스터-마일즈-텔러-드럼

여기에 액션 영화보다 더욱 박진감 넘치는 음악 영화가 있습니다. 연주 영상을 안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본 사람은 없다는 영화입니다. 분명 영화를 보신 후 인터넷에서 드럼 연주 영상을 다시 찾아보게 될 것입니다. 드럼 연주의 극한을 보여주는 위플래시 소개합니다.

가스라이팅 당하는 주인공

주인공 앤드류 네이먼(마일즈 텔러)은 뉴욕의 명문 셰이퍼 음악대학에 다니게 됐습니다. 당시에는 그저 그런 밴드에서 연주했지만 이내 학교에서 톱클래스 밴드에 합류할 기회를 얻게 됩니다. 지나가던 저명한 지휘자 플레쳐(JK 시몬스)에게 캐스팅을 당합니다. 네이먼은 얼떨떨한 동시에 기대에 찼으나 그것도 잠시 연습실에 도착한 그는 플레쳐의 등장에 학생들의 반응이 심상치 않음을 느낍니다. 작은 실수에도 불같이 화를 내며 욕도 서슴지 않던 지휘자 플레쳐는 잠시 쉬는 시간에 네이먼에게 가족사를 물으며 반전의 매력을 보여줍니다. 그것은 바로 본격적인 괴롭힘을 위한 의도된 친절함이었습니다. 바로 다음 시간부터 네이먼은 드럼 파트를 맡게 되었는데, 이내 네이먼에게도 폭력을 휘두르기 시작합니다. 언어폭력뿐만 아니라 신체적 폭력도 말입니다. 그런데 이미 가스라이팅 당한 네이먼은 플레처에게 인정을 받고 밴드에서 성공하기를 다짐합니다. 곧 뛰어난 실력으로 밴드의 메인 드러머 자리도 얻게 됩니다. 그러나 갈수록 플레쳐의 언어적, 신체적 폭력은 가혹해지는데, 과연 주인공은 어떻게 이 상황을 극복할까요?

예술성이라는 정당화

영화를 보는 내내 화를 참느라 고생했습니다. 예술에 대한 집착이 과연 플레처 교수의 가혹한 신체적, 언어적 폭력을 정당화할 수 있을까요? 마지막에 네이먼이 한 재즈바를 지나가다가 우연히 거기서 학교 교수 자리에서 잘린 플레처의 공연을 목격합니다. 플레처는 네이먼을 꼬드겨 연주하는 자리에 앉히고 쪽팔림을 주려고 전혀 사전에 협의되지 않은 곡을 지휘하기 시작합니다. 당황한 네이먼은 자리에서 내려오려고 하다가 아버지에게 위로받은 후 겨우 마음을 다잡고 다시 드럼 연주를 시작해 노래를 주도하기 시작합니다. 완전히 각성한 네이먼은 플레처에게 오히려 자신의 연주에 맞추라고 하고 완전히 좌중을 휘어잡습니다. 플레처는 살짝 당황했지만 완전히 각성된 네이먼을 보고 그렇게 자신이 염원하던 연주라는 것을 깨닫게 된 후 지휘로 발을 맞추기 시작합니다. 이 부분을 보고 여러 해석이 있습니다. 서로 눈을 맞추고 오묘한 미소를 띠는 장면에서 스승과 제자의 교감이라고 보는 해석도 있는데요. 저는 이 부분에는 동의할 수 없습니다. 사실 플레처는 기여한 바 없고 단지 네이먼의 드럼 연주에 손을 휘적일 뿐입니다. 이 장면에서 과거의 플레처의 발언이 생각났습니다. 그저 지휘에 맞춰 손을 휘적거리는 연주는 필요 없다는 얘기 말입니다. 이 연주 내내 오히려 손을 휘적거리고 있는 것은 플레처 교수였습니다. 하지만 플레처 혼자 정신승리를 했을 수는 있다고 봅니다. 결국 네이먼이 자신의 육체적, 정신적 압박으로 인해 천재성을 발휘하게 되었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 이후 또 다른 피해자가 생길 뿐입니다. 이처럼 연주 장면 말고는 계속해서 불쾌한 감정이 들었던 영화였습니다. 하지만 그런 감정을 배제하고 영화만 놓고 본다면 분명 좋은 영화는 맞습니다. 연주 내내 가슴을 졸이며 손에 땀을 쥐게 하고 극한으로 치달을 때에는 정말 짜릿했습니다.

관람객 평가

1) 플레처가 더 엿먹이기 전에 먼저 리드를 한 주인공이 참 대단했습니다. 동시에 거기에 맞춰 연주하는 다른 세션들과 미친 교수도 대단했습니다.

2) 플레처는 진심으로 네이먼을 엿 먹이려고 했는데 그 과정에서 네이먼은 한계를 넘어버렸습니다. 거기에 맞춰 교수도 반응했습니다. 정말 미친 사람들끼리의 대결입니다.

3) 아들이 완전히 돌아올 수 없는 길을 가버렸음을 보고 표정이 굳어버린 아버지입니다. 이 장면을 보고 매우 슬펐지만 멋진 클라이막스였습니다.

4) 마지막 연주 장면은 액션 영화보다 더 박진감이 넘쳤습니다.

5) 이 영화는 영화관에서 봐야 그 진가를 느낄 수 있습니다.

6) 마지막에 네이먼은 플레처 교수와 동 레벨까지 진화했습니다. 더 이상 수동적이지 않고 능동적으로 밴드를 이끌었습니다. 보면 볼수록 느낌이 새로운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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