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 / 2022. 10. 20. 12:32

청각장애 소재 대만 로맨스 영화, 청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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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설-포스터-펑위옌-진의함

어른이 되어 간다는 것은 점점 더 자신이 모르는 세계로 자신의 영역을 넓혀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결혼을 하며 배우자의 삶을 내 삶에 들이고, 아이를 낳으며 부모의 처지를 더욱 이해하게 됩니다. 여기까지는 절반 이상의 성인들이 경험할 수 있는 것이지만 여기 또 다른 세계들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장애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본인이나 가까운 주변인이 장애인이 되기 전에 나와는 상관없는 것들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장애는 그렇게 멀리 있는 것이 아닙니다. 대한민국 20명 중 1명은 장애인이고 장애인들 10명 중 9명이 후천적 장애로 장애인이 됩니다. 다른 세계를 조금 더 일찍 발견하게 된다면 그만큼 더욱 성숙한 시각으로 삶을 풍요롭게 살아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청각장애를 소재로 재밌고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를 다룬 대만 영화 청설을 소개합니다.

서로를 청각장애인이라 착각하는 주인공들

수영선수인 언니 샤오펑(천옌시)을 뒷바라지하느라 매일 아르바이트를 하느라 양양(진의함)은 바쁜 나날을 보냅니다. 하루는 부모님의 도시락 가게를 돕는 티엔커(펑위옌)가 수영장에 음식 배달을 갔다가 양양을 보고 첫눈에 반합니다. 양양은 언니에게 수화를 하고 있었기에 티엔커는 그런 양양을 청각장애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수화를 하면서 양양에게 말을 겁니다. 그러나 연애에 신경 쓸 틈이 없는 일상을 보내고 있는 양양이었습니다. 티엔커의 노력으로 양양과 티엔커는 데이트를 나간 날 하필 집에 화재가 났습니다. 청각장애인인 샤오펑은 그 사고로 응급실에 실려갑니다. 엄청난 죄책감에 시달리는 양양은 그날 이후로 더욱 언니에게 몰두합니다. 하지만 샤오펑은 그런 양양이 안쓰럽기만 합니다. 동생이 자신의 삶을 희생하면서 자기를 보살피며 피폐해져 가는 모습을 볼수록 그녀도 부담이었을 것입니다. 그런 양양에게 샤오펑은 그녀만의 삶을 살라고 이야기합니다. 사랑도 절대 포기하지 말라고 합니다. 그 얘기에 양양도 티엔커와의 만남을 조금 더 적극적으로 시작합니다. 티엔커는 양양을 부모님 가게에 데려가는데 양양이 청각장애인인 줄 알았던 티엔커의 부모님은 처음엔 당황했지만 수화학원을 등록해야겠다고도 하시는 좋은 부모님이셨습니다. 하지만 양양은 청각장애인이 아니라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그저 언니를 위해 열심히 수화 통역을 했던 것이었습니다. 반대로 양양도 티엔커가 청각장애인 줄 알고 수화를 했던 것이었습니다. 서로가 서로를 청각장애인으로 생각했음에도 장애는 그들의 사랑에 중요하지 않은 문제였습니다. 서로의 마음을 그렇게 확인하고 해피엔딩으로 영화는 끝이 납니다.

힐링 영화

뻔한 스토리지만 귀엽고 사랑스러운 배우들의 알콩달콩한 연기를 보면 빠져들 수 밖에 없는 영화입니다. 전달하는 방식이 촌스러운 면은 있지만 2009년도 작임을 감안한다면 괜찮은 작품이라 생각이 듭니다. 그래도 최고점을 줄 수 없는 것은 명작이라면 시대를 초월해 촌스럽지 않아야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분명 추천하고 싶은 영화임에는 분명합니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각박한 시대에 종종 이런 위로가 필요합니다. 삶의 고단함을 느낄 때에 따뜻한 영화를 관람하는 것만으로도 또 하루 이겨낼 힘을 얻곤 합니다. 이 영화에서는 악역도 나쁜 사건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자극적인 요소도 없습니다. 다만, 주인공들의 진심 가득한 대화와 감정들이 오고 가는 과정이 담백하게 그려지고 있을 뿐입니다. 힐링 영화라는 정의가 딱 맞는 작품인 청설입니다.

제목의 의미

청설의 한자 의미는 '들을 청'자에 '말씀 설'자입니다. '내 말을 들어줘'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겠습니다. 수화를 통해 대화하는 주인공들의 모습과 어울리는 제목입니다. 동시에 말하고 듣는 행위가 꼭 입과 귀로 행해지는 것이 아님을 드러냅니다. 청각장애를 소재로 제대로 만든 영화인만큼 대사가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 더욱 주인공들의 손끝에 집중하며 청각장애인들의 삶을 이해할 수 있게 합니다. 마지막 장면에선 이런 나레이션이 나옵니다. 사랑과 꿈은 기적 같은 일이고 들리지 않거나 말하지 않거나 통역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것이라고 말입니다. 새롭진 않지만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가 잊기 쉬운 것이기도 합니다. 

그 밖의 청각장애 소재 작품

청각장애가 소재인 작품들을 몇 개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첫 번째 작품은 2021년 8월에 개봉한 '코다(CODA)'입니다. 이 영화는 청각장애인 부모를 둔 비장애인 자녀가 자신의 음악적 재능을 늦게 발견하고 음악대학 오디션에 도전하는 이야기입니다. 이 음악영화는 2022년 제 94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등 3개 부문 후보에 오른 작품입니다. 다음은 웹툰 하나를 소개하겠습니다. 제목은 '나는 귀머거리다'입니다. 제목이 너무 직설적이어서 놀라셨을 수도 있습니다. 이 작품의 작가는 실제 청각장애인으로 공격적인 제목과는 달리 일상에서 청각장애인들이 겪는 현실을 담백하게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작품들을 통해 청각장애인들이 겪는 어려움과 해결해나가는 과정, 주변인들에게 필요로 하는 도움 등 청각장애인 문화를 자연스레 습득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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